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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안보 없이 평화도 없다”


새해 벽두,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께서 공군지휘통제기에 탑승해서 초계비행을 하며


강조한 대국민 메시지다. 5년 만에 개최된 8차 북한 노동당 전당대회 와 바이든 정부 출범을 앞두고 ‘든든한 국방’을 구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당 총비서로 등극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 핵 전쟁 억제력을 좀 더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한다”고 응수했다. 군사력의 지속적인 강화와 함께 비대칭 전력의 고도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방했다.


이와 관련 남북 관계는 한국 전쟁 이후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는 점을 리얼하게 반증하고 있다. 한국전쟁은 국공내전(國共內戰)을 통한 중국의 공산화,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방위선인 ‘애치슨 라인(Acheson line)’에서 한반도가 제외되어 더 이상 미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판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는 구소련 스탈린의 사주 하에 구상된 김일성의 무력통일 프로젝트는 실제로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으로 진전 되었다.


결국 민족상잔의 대재앙을 초래했던 전쟁 당사자 대표들만이 참가한 가운데 1953년 7월 27일 판문점 회의장에서 정전협정에 합의했다. 국제연합군총사령관 미육군 대장 마크 W 크라크,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 김일성, 중국인민지원군사령관 팽덕회 3인이 서명했다. 이제 70년이 다가오지만 아직도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지 않고 아직도 정전상태가 지속되는 세계사적으로 유래가 없는 경우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인 환경 역시 더 가열된 ‘신 냉전’으로 돌입했다. 새로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도 러시아는 미국의 전통적인 ‘강대국 경쟁자(great power competitor)’ 인 반면에 중국은 ‘투키디데스 라이벌(Thucydidean rival)’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정치공학적인 안보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현재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을까.


인구 5천만 이상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달성한 ‘5030 클럽’ 에 가입한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다. 최근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에서 6번째로 강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은 지난해 25위에서 세 계단 하락해 28위를 기록했다.


국방비 지출 규모면에서도 한국은 480억 달러로 작년보다 한 계단 높은 8위를 기록했고,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35억 달러로 작년 74위에서 15계단 상승하여 59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외형적인 상황만을 놓고 보아도 북한은 이제 적대적 대상이 아니고 리스크 관리 대상이다. 우리가 중심이 되어 자위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은 핵, 장거리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강화에 온갖 역량을 투입하면서 핵을 단순한 생존전략 차원에서 벗어나 협상카드와 함께 실전적 위협카드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남북 군사력과 경제력의 현격한 격차로 향후 이니셔티브는 분명 우리가 쥐고 있다. 내적으로는 강군 육성을 위한 성공적인 국방개혁 2.0 완성이다. 미래 전투 환경과 양상이 확실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가 공감한다. 효율적인 국방 경영을 통한 자원의 최적화, 북한의 비대칭 전력 증강 추세에 대비한 대응전력 강화, 북한 핵 억제력 확보를 위한 한미 동맹 강화, 자위권 확보 차원에서 전작권 환수의 내실화에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국제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실주의(Realism)에 입각한 ‘5C’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자위권 확보 차원에서 전장 수행 능력(capability)을 제고시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오해와 착오를 줄기 위해 남북은 물론 주변국들, 특히 중국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통해 조율(coordination)과 협력(cooperation)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핵 능력을 억제(constraints)할 수 있는 한미 공유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현 정부는 민족 동질성 회복차원에서 남북 경제협력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통해 포용적 대북 공존 정책을 추진하면서 점진적인 북한 체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외적으로는 대북 유화적인 정책을 추진하되 유사시에 대비한 강력한 자주 국방력을 건설한다는 ‘강온 양면전략’과 ‘외유내강(外柔內剛) 방식’의 대북접근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 새해 벽두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민들에게 ‘든든함’을 안겨 주었다. ‘튼튼함’과 ‘믿음’의 합성어가 바로 ‘든든함’이다. 새해 벽두 북한의 ‘강대강·선대선’으로 요약되는 고압적인 레토릭(외교적 수사)은 ‘한국과 한 편’이라며 한미 동맹 관계를 중시하는 바이든 신 정부에 대한 조급증의 발로다. 지금이야말로 중국과의 진지한 대화와 병행하여 한국과 미국이 같이 머리 맞대고 ‘최적의 대응 카드’를 준비해야 할 타이밍이다.




글/ 전) 주중 국방 무관  , 사) 한중안보평화포럼 대표  이상기

정리/ [중국망]장신신 기자 kiraz0123@12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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