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차이나미디어DB




금년 추석 전야로 진행된 국민 트로트 가수 나훈아 'Again 대한민국‘ 공연은 한편의 뮤지컬이었다. 추석명절의 3대 키워드인 고향, 사랑, 인생 3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가황‘ 애칭에 걸맞게 나훈아의 언택트 공연은 시청률 29%로 지상파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모두들 ’집콕‘상황에서 고향을 가지 못한 처지와 고향에서 만나지 못한 그리움을 달래는 시간이었다는 반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금년 추석 명절분위기에도 색다른 풍경을 안겨주고 있다. 거리두기 현상이 반년 이상 길어지면서 경제적인 피해도 감정적인 상처도 골이 깊게 패어 들어가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가 사는 성 변두리부터 파괴시키면서 우리에게 불편함과 큰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이른바 ‘집콕 하거라’, ‘고향 오지 말거라’, ‘선물은 택배로’라는 이색적인 현수막이 고향마을 어구에 걸려 있다. 그야말로 우리는 단 한 번도 경험 해보지 않은 新天地 세상의 추석명절을 맞고 있는 중이다.

 

예년의 추석 명절은 ’수구지심(首丘之心)’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듯이 고향을 찾는 기다림과 즐거움이 있었다. 팍팍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여전히 ‘고향’과 ‘부모님’이란 잊을 수 없는 본능적 실체가 있기 때문이다. 고향 찾아가는 길이 멀고 밀리지만 밤을 새워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에 가서 가족·친지 모두 같이 만나고 싶은 한가위였다.

 

그런데 이번 추석은 모두가 전혀 다른 개운치 않은 추석 명절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여진(餘震)만큼이나 진정되지 않고 지쳐버린 심신과 가볼 수 없는 상심(傷心)으로 우리를 울적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심정적인 외로움과 정신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우리네 인생이 다 그런 것처럼, 위기의 연속상황이다

 

人生이 무엇인지 가족이 무엇인지 한자 형상으로 풀어 보았다. '사람 인(人)'자는 두 사람이 서로 기대고 서 있는 형상이다. 삶을 뜻하는 '생(生)'은, '소 우(牛)'자와 '한 일(一)'자가 합쳐진 것으로 마치 소가 외다리를 건너는 형국을 그렸다. 가족(家族)은 집가(家) 동류(族)의 합성어다.

 

다리 밑의 깊은 강물을 보면서 외다리를 걸어가지만 혼자만 가는 것이 아니다. 같이 가야만 하는 것이다. 같이 더불어서 기대고 격려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외다리를 함께 건너가는 것이 ‘인생(人生)’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같이 가야할 동반자이자 후원자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家族(가족)이란 합(合)이다. 사람인(人)과 입구(口)가 하나(一)가 합쳐진 문자다.

 

비바람이 불고 천둥이 치는 날들이 숱하다. 하지만 그 길을 무사히, 幸福하게 가자면 가족같은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旅行의 同伴者가 있어야 한다. 가족(家族)은 같이 일상의 생활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운명 공동체이다. 그래서 집단을 말할 때는 가정, 그 구성원을 말할 때는 식솔(食率)이라고 칭한다. 한집에서 각자 숟가락은 들고 있지만 한 밥그릇을 쓴다는 것이다. 밥그릇 하나에 구성원의 수저가 다 들어간다. 신기한 건 가족 수가 아무리 많아도, 숟가락이 아무리 작아도 한 밥그릇에 다 들어간다는 것이다. 가족은 이렇게 서로 사랑하면서 한밥그릇에 숟가락을 넣어 같이 먹는 식구(食口)다.

 

그래서 가족은 최고의 ‘라피끄(Rafik)'다. 라피끄는 ‘먼 길을 함께 할 同伴者’라는 뜻을 지닌 아랍어다. 먼 길을 함께 할 ‘좋은 同伴者’란 같이 한울타리에서 먹고 지내는 구성원이지만 상호 간에 모든 것을 공감과 소통하는 관계다.

 

객지에서 나가 때로는 외로움을 느끼면서 부쩍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실현시키는 기회가 기다려진다. 그런 靈魂의 同伴者가 오랜만에 함께 모여 情을 나누는 기회가 바로 추석 한가위다.

 

고향은 부모세대와 내 세대를 연결하는 소중한 플래트폼 이다. 한가위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幸福한 시간을 만드는 소중한 기회다. 幸福이란 어쩌면 내가 가진 것을 나눠주고 즐기는 것이기에... 가족이란 그야말로 합(合)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꽃과 벌’ 같은 무조건적인 동반 존재다.

 

그래서 우리네 인생에서 ‘세월과 가족은 비껴갈 순 없다’. 무대에서 나훈아 가황은 ‘세월은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가야한다“고 하였다. 그의 훈수처럼 가족도 운명공동체로서 같이 영원히 같이 부둥켜안고 같이 가야할  동반자다.

 

서로에게 情을 주는 소중한 기회, 추석 한가위 달은 언제나 보름달 같은 둥글달 이더니만 올해는 추석 당일 전국적으로 구름 많고 곳곳에 비 소식으로 달 보기가 쉽지 않은 ‘답답한 달’이다. 하지만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라는 말 그대로 마음속에 코로나 조기 종식을 기원하면서... 우리 모두 마음만큼은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가 되길 기대합니다.



글/한중지역경제협회 회장 이상기

정리/[중국망]장신신 기자 kiraz0123@12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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