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차이나미디어DB

 



세상 모든 부모는 누구나 자기 자녀가 잘되기를 갈망한다. 부모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자기가 못 이룬 꿈을 자식이 이루어 주기를 기대한다. 때로는 ‘자기 보다 더 나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상황을 기대한다. 일부 부모는 자식에게 하던 일을 ‘대물림’ 해주고 싶어 한다. 어쩌면 모든 부모는 태생적으로 ‘자기 자식 지상주의’ ‘자기 자식 이기주의’ 사고를 내재적으로 갖고 있다. 모두 ‘내리 사랑’에서 연유 된다. 그러나 부분별한 관여나 간섭은 사회적 지탄과 함께 자식에게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되는 경우도 있다.‘부모 찬스’가 결정적인 ‘디딤돌’이 되어 ’인생찬스‘가 된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 다름 아닌 역대 한국 축구선수 중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손흥민 집안 이야기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었다. 그 꿈의 실현에는 부친의 헌신적인 지원과 희생이 있었다. 프로축구 선수 출신인 부친은 손 선수 기량향상을 위해 자신이 못 다한 것들을 아낌없이 밀어줘 세계 정상까지 발돋움토록 만들었다. 생활습관부터 체계적인 교육까지 선수출신만이 아는 ‘맞춤형 지원’을 적절한 시점마다 아낌없이 제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까지는 ‘보이는 것’ 과 ‘보이지 않는 것‘과의 절묘한 결합이 필요하다. 그라운드에서 체력, 기술, 팀웍이 잘 발휘 되려면 본인의 피나는 훈련과 함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술·오락·연애를 절제해야 한다. 특히 그라운드 밖에서는 부모(가족), 감독, 친구들의 강력한 지원과 성원이 뒤따라야만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명한 선수는 만들어 진다"는 말이 스포츠 기자들 사이에서 회자 되고 있다. 바로 성공 스토리를 쓴 선수들의 가정 내막을 수없이 지켜보며 내린 답이다. 마치 손흥민 부친처럼 '극성'이랄 정도로 매달리지 않고선 다다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화려한 경기만 보고 쫓기엔 그 이면의 그림자(陰影)가 너무도 짙다. 성공하기까지 부모는 ‘페이스 메이커’가 돼줘야만 했다. 어린 나이에 유럽에서의 현지 적응 문제, 특히 구단 내부 문제, 에이전트 문제 등 축구 외적으로 외로움과 설움을 겪었을 때마다 서로 어르고 달래며 가시밭길을 돌파해야 했다.

 

오는 14일부터 유럽 3대 리그가 일제히 개막된다. 영국 명문구단 토트넘에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백넘버 ‘No.7’의 손흥민 선수 활약상에 관심이 다시 모아진다. 경기 장면 못지않게 아마존이 제작한 토트넘 다큐멘터리도 주목받고 있다. 다큐는 모리뉴 감독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손흥민도 꽤 비중 있게 다뤄졌다. 다큐 제목처럼 “축구는 모 아니면 도”라는 ‘All or Nothing’이 아니라 ‘Son or Nothing’(손흥민 빼면 없어)이라 불렸어야 했다”라는 감상평도 나왔다. 한국 등 전 세계 200개국에서 방영 될 예정이다.

 

‘로마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훌륭한 선수는 결코 일시에 그저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손흥민 선수는 부모님의 희생적인 숨은 지원, ‘지략가’로 불리 우는 명장 모리뉴 감독의 배려와 소통, 본인의 피나는 훈련과 전천후 적응력이 만들어낸 걸작이다. 그야말로 본인, 부친, 감독 3인이 자르고(切) 썰고(磋) 쪼고(琢) 갈아서(磨)이루어지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산물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꿈과 희망을 위하여 다 같이 합심해야만 비로소 傑作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선수 양성에서도 새삼 느낄 수 있다.

 

또한 ‘내리 사랑’ 정신으로 부모님 자신을 희생하여 자식을 성공 시키려는 것은 실로 의미 있는 일이다. 그야말로 삽십육계에 나오는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하여 희생 한다’는 이대도강(李代桃僵)의 실천사례 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보수·진보 정권 할 것 없이 입시·군대·취직 이슈 관련 사회지도층의 ‘엄마·아빠 찬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자기 자식 이기주의’가 공정사회로 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자녀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듯이 ‘내리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약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 ‘부모 배려’와 ‘직위 남용’과는 구별되어야하지만 실제상황에서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것은 부모 자신만이 아는 경계선이다.

 

분명 자녀를 ‘바른 사람’ 혹은 자립적인 ‘강한 사람’으로 육성시키는 ‘부모 찬스’는 필요하다.  그런데  때로는 자식에게 '디딤돌'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 '걸림돌'로  작용될 수도  있다.  고로 자녀의 자질과 능력에 맞추어 재단 되어야  한다.   더욱이 내 자식이 가면 남이 못가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앞에서는 좀 더 절제나 신독(愼獨)해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독보적인 분야의 인재로 양성하는 ‘상생게임’구축에 ‘부모 찬스’를 쓴다면 절대로 정쟁의 대상이 될 것 같지 않다.

 

이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인사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관점과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자식에게 ‘편하게 사는 법’ 대신 ‘의미 있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이기는 길’ 보다 ‘사회의 빛이 되는 길’을 알려줘야 된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줘야 한다. 그게 바로 다양한 분야에서 ‘제2의 손흥민’ 같은 국제적인 인재 배출을 계속해서 이어지게 하는 첩경이다.



글/한중지역경제협회 회장 이상기 

정리/[중국망]장신신 기자 kiraz0123@12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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